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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당시 독일에서 동성애자라는 이유만으로 감옥에 가야 했던 한스라는 남자의 1945년부터 1969년까지의 여정을 추적한 제26회 부산 국제 영화제 추천 영화 '거대한 자유'.
감 독 : 세바스티안 마이즈.
주 연 : 프란즈 로고스키.
출 연 : 게오르그 프리드리히. 토마스 프랜. 안톤 폰 루케.
1968년 서독에서 한 남자가 동성애로 인한 음란행위에 대해 유죄를 선고받고 감옥에 수감된다. 그리고 법정에서 그가 공중화장실에서 남성들과 성적 행위를 가졌음을 기록한 필름들이 상영되고, 24개월의 감옥형이 선고된다. 감옥에 도착한 후 그 남자의 이름과 함께 죄목으로 독일 형법 제175조, 가 배정받은 방의 문에 붙어진다.
주인공인 한스(프린즈 로고스키)가 같은 죄목으로 감옥에 온 건 처음이 아니다. 그는 1945년 나치 치하에서 동성애 탄압으로 수용소에 갔다가 전쟁 후에 감옥으로 옮겨졌고, 1957년에도 다시 투옥된 재 범죄자였다. 영화 거대한 자유는 각기 다른 시간대를 징벌방의 어둠과 작은 성냥개비의 불씨를 통해 자유를 갈망한다. 울부짖으며 발가벗겨진 채로 동료가 던져준 작은 성냥은 어둠의 시간들을 계속해서 관통하는 한스 그 자체일 것이다.
한스는 1945년 수감생활에서 같은 방에 함께 생활하며 만난 빅토르(게오르그 프리드리히), 1957년 함께 미래를 생각하며 애틋한 게 편지를 주고받던 오스카(토마스 프랜), 1968년 서로가 감옥에 들어오게 된 이유인 레오(안톤 폰 루케), 등과 각각 사랑을 나눈다.
영화는 대부분의 시간을 한스가 감옥 안에서 겪는 일상과 사랑을 담아낸다. 마치 한스의 감옥생활을 꼼꼼하게 기록한 듯. 영화 거대한 자유의 특별한 점이 있다면, 언급했던 한스가 공중화장실에서 성관계를 맺던 순간들과 오스카와 함께했던 아름다운 사랑의 순간들이 필름 푸티지로 나타난다. 필름에 기록된 사랑의 시간과 감옥에서의 일상은 대비되지만, 이 기록들은 자유를 향한 여정으로 함께 어우러져 남는다.
독일 형법 175조가 폐지되고 한스는 석방되어 거대한 자유라는 이름의 게이클럽을 방문한다. 영화 후반부의 클럽 지하에서 펼쳐지는 시퀀스는 말 그대로 거대한 자유가 느껴짐과 동시에 긴 세월을 관통한 억압 또한 느껴진다. 지하에서 서로 부대끼며 사랑을 나누는 남성들의 공간은 감옥의 방과 쇠창살의 이미지와 겹쳐진다. 한스가 클럽 지하에서 목격한 자유는 곧 감옥에서 그가 나누었던 사랑의 시간이며 억압의 시간이었다.
한스가 마지막에 한 선택은 끝내 찾아온 자유의 시작점과 지나온 여정을 거슬러가며 매번 투옥됐던 첫 순간들을 잊는 것. 그리고 뒤늦게 찾아온 자유와 감옥에서의 시간들이 마치 순환을 그리듯 연결되는 것처럼 어떤 자유는 누군가의 고통 어린 긴 세월을 담보하고 편견과 억압을 거쳐 이것이 차별임을 깨닫게까지의 오랜 시간이 걸린다.
이 영화는 픽션이지만 실제 탄압의 역사를 배경으로 하게에 마치 기록된 사람의 생을 들여다보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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